메이데이의 진짜 의미: 우리가 5월 1일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미국이 기념하지 않는 날
5월 1일, 왜 '노동자의 날'일까?
— 메이데이의 진짜 의미를 아시나요?
매년 돌아오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라고 해서 그냥 쉬는 날로만 알고 계셨나요?
하지만 이 날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피로 쟁취한 권리의 역사가 깃든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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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헤이마켓 광장, 8시간 노동을 외치다 |
하루 8시간만 일하게 해달라는 외침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제"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사흘 뒤, 경찰이 총을 쏘면서 4명이 사망했고,
다음 날 항의 집회 도중 누군가 던진 폭탄으로 경찰 7명이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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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마켓 사건을 보도한 당시 신문 이미지 |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경찰은
노동운동 지도자 8명을 단지 사상이 급진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잡아들였고,
그 중 4명은 결국 사형을 당합니다.
이 사건은 ‘시카고의 8인’ 사건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줬고,
지금도 노동운동의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세계가 5월 1일을 ‘메이데이’로 기념하게 된 이유
그로부터 3년 뒤,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인터내셔널 회의’에서
**시카고의 희생자들을 기리며 5월 1일을 ‘국제 노동자의 날’**로 지정합니다.
이때부터 세계 곳곳에서
**노동자의 연대를 상징하는 날, 메이데이(May Day)**가 시작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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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와 함성이 가득한 유럽 노동절 퍼레이드 |
한국의 노동절, 그리고 ‘근로자’라는 단어
우리나라에서도 1923년,
일제강점기 아래서 열린 첫 메이데이 행사가 있었습니다.
2000여 명의 노동자가 모여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실업 방지”를 외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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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노동자 시위 장면 |
하지만 이후 한국 정부는
‘노동자’라는 단어가 불온하다는 이유로
1958년부터는 ‘근로자의 날’을 3월 10일로 변경하고 ‘근로자’라는 용어를 밀어붙입니다.
다행히도 노동계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1994년부터 다시 5월 1일이 ‘근로자의 날’로 복원됐습니다.
지금은 법정 유급휴일로 지정되어 있죠.
‘노동자’와 ‘근로자’의 차이, 알고 계셨나요?
단어 하나 차이지만 인식은 많이 다릅니다.
- 노동자: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며 일하는 사람
- 근로자: 국가나 기업에 충성하며 일하는 사람
정부와 기업이 ‘근로자’라는 단어를 선호한 이유,
이제 조금은 이해가 되시죠?
그런데 정작 미국은 왜 5월 1일을 안 쓸까요?
흥미롭게도, 메이데이의 발상지인 미국에서는
5월 1일을 공식 노동절로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폭력적 이미지 때문에 꺼렸던 미국 정부는
1882년 뉴욕에서 열린 노동자 행진을 기념하며
9월 첫 번째 월요일을 ‘Labor Day’로 지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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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bor Day 세일 포스터 |
지금은 이 날이
미국의 쇼핑 시즌과 여름 휴가 종료 시기와 맞물리며
가족 중심의 명절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나라별 노동절 날짜는 제각각!
- 미국: 9월 첫째 월요일
- 캐나다: 미국과 동일
- 뉴질랜드: 10월 넷째 월요일
- 일본: 11월 23일 (근로감사의 날)
- 한국: 5월 1일 (법정 유급휴일)
날짜는 다르지만,
노동의 의미를 기리는 마음만큼은 같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
지금 우리가 누리는
주 52시간제, 유급휴가, 최저임금, 4대 보험...
이 모든 권리는,
바로 과거의 노동자들이 싸우고 쟁취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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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협력과 연대의 상징, 평화로운 노동자 시위 |
5월 1일, 단순한 공휴일이 아닌
‘노동의 존엄’을 되새기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참고사항)
‘Mayday’와 ‘May Day’는 다릅니다.
Mayday(조난신호)와 May Day(노동절)는 띄어쓰기만 다르고 발음은 동일합니다.
의미는 전혀 다르며 혼동 방지를 위해 조난 신호는 붙여서 씁니다.
#life